"남자친구(여자친구)랑 싸우고 나서
서로 불편해지는 게
사실은 건강하다는 증거에요.
아무리 부부라도 마찬가지구요"
제가 상담하다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싸우고 불편해지는 게
왜 건강하다는 증거냐?" 라며
다들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항상 부연설명을 드리곤 하죠.
오늘은 상담할때마다
말씀드렸던 내용들에 대해서
자세히 적어볼게요.
싸운 뒤 불편한 이유
남자친구(여자친구)랑 싸우고 나면
왜 서로 어색하고 불편해지는 걸까요?
그건 사실 인간의
<생존 본능> 때문이에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생존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는데요,
사람이 자기 생존을
지킨다는 것까지는
당연하게 받아들이실 거에요.
하지만 남자친구(여자친구)와
싸우는 상황이 무슨
생존 본능과 관련이 있는거냐라고
물으시더라구요.
사실 싸울 땐
서로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기 바빠서,
이게 얼마나 서로의
본능을 불안하게 만드는지는
대부분 알지 못하죠.
사실 연애나 결혼은 원래
생물학적으로는 <생존>을 위한
행위들이예요.
그래서 남자친구(여자친구)랑 싸우는 것도
무의식적으로는 내 생존에
위협이 된다고 충분히
느낄 수 있는거죠.
그래서 상대와 싸운 뒤에는
<생존본능> 때문에
'상대방이 내 편이 아니네.'
라고 생각하고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이때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상대로부터 멀어지라고
불편한 감정이 저절로
올라오는거에요.
결과적으로
나를 지키려는 본능적인
몸의 반응이(불편한 감정)
정상적으로 작동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이
건강하다는 증거인 것입니다.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
대부분 싸운 뒤에 느끼는 불편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까봐
걱정하십니다.
그래서 억지로 화해하려고 하거나
아예 상대와 헤어질 생각을 해버리죠.
(극단적인 방법)
하지만 감정은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절대 고정되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어떤 감정이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변하니까요.
그래서 싸운 뒤 불편한 감정은
일시적으로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자동적으로 생겨난 것이고
상대도 상대를 지키기 위해
나와의 관계가
아직은 적대적일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싸우고 난 뒤 마음가짐
관계는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과도
가까웠던 만큼 당연히 멀어질 수 있고,
언제든 헤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오히려 상대와 더 잘 지내게 된다는 걸
알게 되실거에요.
마치, 죽음을 인정해야지만
삶을 더 소중히 살 수 있듯이 말이죠.
싸우고 난 뒤 화해 방법
친한 사이라면 벽이 없어야 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나 자신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바운더리까지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애인 사이라도
<나>와 <너>, 그리고 <우리>로써
각각의 역할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죠.
싸우고 나서 대화하기 전
어색한 불편함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갑자기 맘을 열 필요도 없으며
상대가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불평해서도
안됩니다.
적당한 시간 동안
각자 남자친구(여자친구)로서,
최소한의 역할은 하되
(중요)
서로 위험하다고 울린 '경고 벨'
(불편한 느낌)
이 사라질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보내되,
감정이 조금 가라앉았다면
반드시 <회복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그래서 누가 잘못했냐를 따지는 게 아니라
서로 어떤 감정과 욕구가 좌절되었는지
알아가는 대화를 가져야 합니다.
(예: 그 때 너는 어떤 감정을 느꼈어?,
그 때 너가 바란 건 어떤 상황이었어?)
왜냐하면 대부분의 팽팽한 다툼은
한 쪽의 일방적인 잘못이 아니라
양쪽 모두의 문제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건강한 관계는 먼저 나를 돌보고,
그다음으로 상대와 친밀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타인 사이의 바운더리는
언제든 유연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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